25년, 어떤 걸 보여주고 싶었을까
경험의 밀도를 높이며 방황을 성장으로 바꿔온 한 해
올해는 방황하던 해였다. 어떤 일을 하고 싶은지, 무엇을 좋아하는지에 대한 자문자답을 할 수 없었고, 이러한 궁금증을 해소하고 싶은 욕구가 컸다. 하고 싶은 일과 하기 싫은 일, 좋아하는 것과 좋아하지 않는 것을 구분하기 위해 경험을 많이 쌓아보기로 했고, 밀도 있는 삶을 목표로 삼았다.
무엇을 했을까 - 개발 요소
25년도에 했던 일 중 대표적인 것만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각 글에 진행했던 내용을 정리해뒀으니 여기서는 따로 언급하지 않겠다.
업무 활동
- 리버스 엔지니어링으로 MSA 환경 개선하기
- 외부 API 연동의 정합성, 분산락, 그리고 테스트 전략
- 어깨너머 성과지표 배워보기 - 29cm 편
- UPSERT, INSERT IGNORE 사용기 - 상태 변경과 멱등성 관리
업무 외 활동
- 켄트 벡의 Tidy First?로 배운 점진적인 코드 정리
- 유지보수하기 쉬운 객체지향 코드 만들기
- 온라인 추첨 서비스 사이드 프로젝트 회고
- 토스 고양이 키우기를 참고한 게이미피케이션 PoC
- 우아콘에서 얻은 아이디어를 n8n 자동화로 검증하기
25년을 통틀어서 좋았던 일과 아쉬웠던 일을 대표적으로 꼽아보겠다.
좋은 경험이었던 일: 게이미피케이션 PoC
포인트 서비스를 운영하면서 서비스의 성장을 함께하고 싶었다. 그러던 중 사용자 유입 증가율의 성장세가 둔화되는 모습을 겪었고, 나 스스로 위기감을 느끼기도 했다.
사용자 유입이 필요한 상황이라 판단했다. 현업 기획자 도그냥이 알려주는 서비스 기획 스쿨을 읽으며 서비스가 성장하기 위해서는 순환 구조(Virtuous Cycle Structure)가 필요하다는 것을 알게 됐다. 아마존의 플라이휠을 참고해 성장할 수 있는 모델을 구축했다.

순환 구조를 우리 서비스에 맞게 재해석하면서, 게이미피케이션을 활용한 토스의 고양이 키우기를 롤 모델로 삼았다. 게이미피케이션 책을 읽고 기본 원리를 익힌 뒤, 토스 고양이 키우기를 분석하며 순환 구조를 구현해나갔다.
결과적으로 포인트 서비스에 해당 기능을 추가하기 위해 PO와 이야기했지만, 의견을 관철시키지 못했다. 현 회사의 목표에 맞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아쉬웠지만, 이번 기회에 회사가 어떤 목표를 가지고 있는지 이해하게 됐다.
아쉬웠던 일: 쿠버네티스 운영 배포 직전 무산
간헐적으로 운영 배포 작업 소요 시간이 예정보다 길어지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 휴먼 에러가 발생하며 배포 부담으로 이어지고 있었다. 원인을 분석해보니, 플랫폼마다 운영 방식이 상이했다. 활용하는 플랫폼이 다양해서 설정 방식에 차이가 발생했다.
| 플랫폼 종류 | 운영 방식 | 구축된 환경 |
|---|---|---|
| 사내 서버 | 도커 컴포즈 | 개발, QA, 스테이지 |
| IDC | 도커 컴포즈 | 개발, QA, 스테이지, 운영 |
| AWS | ECS | 스테이지, 운영 |
| Azure | AKS | 개발, QA, 스테이지, 운영 |
플랫폼 독립적인 환경을 구축해 운영 배포 부담을 줄여보려 했다. 쿠버네티스와 ArgoCD를 활용해 운영 환경을 코드화했고, Git에서 이력을 저장하도록 해 안정성을 높였다.

로컬 환경 실행 후 동작 확인
| 로컬 환경 실행 테스트 | 개발 환경 배포 |
|---|---|
![]() | ![]() |
그러나 운영하던 전사 플랫폼 서비스를 타 계열사로 이관하면서 반영하지 못했다. 꽤 오랫동안 마이그레이션 과정을 점검하며 준비했는데 반영하지 못해 아쉬웠다. 하던 일이 무산되니 열정이 꺾이는 기분이 들기도 했다.
무엇을 했을까 - 비개발 요소
체력이 떨어지면서 누워있는 시간이 늘어났다. 어느 순간 이런 생각이 들었다. 누워있는 건 편한데, 행복한가? 아닌 것 같았다. 행복한 감정과 편한 감정은 다르다는 걸 깨달았다.
원인은 단순했다. 매주 이틀 출근을 제외하고는 거의 움직이지 않았다. 이를 바꾸기 위해 매일 출근 전 새벽에 3킬로씩 달렸고, 퇴근하면서 4킬로씩 걸었다. 최소 1시간에서 최대 35시간까지 운동량이 늘어났다. 이전과 비교해 최대 35배까지 차이가 났다.
| ASIS | TOBE |
|---|---|
![]() | ![]() |
![]() | ![]() |
25년, 인생 터닝 포인트
24년의 부족함을 보완한 한 해
혼자 일하는 것처럼 무슨 일을 하는지 모르는 경우가 있다는 피드백을 받았다. 솔직히 처음에는 어떤 문제인지 판단하기 어려웠다. 팀 내 공유와 인프라팀과의 소통은 지속적으로 이어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원인을 찾기 위해 모르는 게 있으면 직접 찾아가고, 어떤 부서든 대화하는 것을 거부하지 않았다. 그러다 한 프로젝트에서 리딩을 맡게 됐고, 주기적인 업무 공유를 하면서 기획팀과의 업무 공유가 부족했다는 걸 깨닫게 됐다.
이후로 부서 관계없이 업무를 공유할 수 있도록 신경 썼다. 직접 찾아다니며 현재 분기 목표와 업무 진행 계획을 공유하며 리소스를 미리 할당받게 됐다. 대화에서 소극적이었던 나를 개선하게 됐다. 스몰토킹으로 시작해 업무 이야기로 이어지는 동료들의 모습을 보며 그 방식을 벤치마킹했다. 스몰토킹으로 내가 원하는 주제까지 이끌어가는 일을 연습하고 숙달할 수 있었던 한 해였다.
불가능하다고 생각했던 일을 해냄
3개월간 꾸준히 달리면서 러닝이 익숙해졌고, 10KM 러닝에도 도전해봤다. 평균 페이스 06:30으로 완주하며 불가능하다고 생각했던 일을 달성했다.

러닝은 25년의 목표가 아니었다. 더군다나 10KM를 뛸 수 있으리라 생각도 하지 못했다. 꾸준히 운동하면서 일반인 기준 2배가 넘었던 간 수치와 염증 수치가 정상으로 돌아왔다.
감정의 변화도 있었다. 매일 스트레스가 완화되는 기분이 들었다. 운동하기 전에 존재했던 미묘한 감정 기복이 느껴지지 않게 됐다.
25년, 나 자신을 이해한 해
다양한 경험을 해본 한 해
프로덕트 개발자를 경험해봤다. 게이미피케이션 PoC를 진행하고 도입을 위해 PO와 대화했던 것이 신기한 경험이었다. 사이드 프로젝트를 하면서 사용자들 앞에서 이벤트 추첨을 진행했을 때 설렜다. 제품으로 공감대를 형성하며 누군가에게 재미를 줬던 일이 뿌듯했다.
프로덕트 개발자를 경험하게 된 이유가 있다. 23년까지만 해도 개발자가 되고 싶었고, 백엔드 개발자에 흥미를 붙여 꿈을 달성했다. 그다음으로는 좋은 환경을 만들어 구성원과 함께 고도화된 환경에서 안정적인 서비스 운영을 꿈꿨다. 25년이 된 지금까지 창의성을 발휘해야 하는 업무 외적인 부분은 규칙을 만들어 큰 리소스 소모를 들이지 않도록 신경 썼다. 대표적으로 인프라 시스템 구축 프로세스를 구성했고, 안정적으로 정착시켰다.
어떻게 보면 플랫폼 개발자로 일하고 있는데, 프로덕트 개발자는 어떻게 일하는지 궁금해지기도 했고, 앞으로 어떤 일을 하고 싶은지 알고 싶었다. 그래서 프로덕트 개발자가 할 법한 업무들을 사이드 프로젝트로 진행했다.
나의 꿈이 구체화됐을까?
나의 목표는 팀 구성원과 함께 좋은 삶을 향유하는 일이다. 좋은 삶을 향유하기 위해 시스템 환경을 관리하기 쉽게 개선하고, 누구나 쉽게 적응할 수 있도록 업무 체계화를 목표로 해왔다.
최근 LG 광고 중에 “기술은 복잡해지고 사람은 뒤따라간다. 그러니 사람 중심으로 기술은 단순해져야 한다”라는 문구를 읽었고 공감했다. 그러기 위해서 엔지니어는 두 배로 복잡해진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걸 이해했다. 우리는 두 배 더 복잡한 환경을 풀어나가고 있다고 생각이 들었다.
26년의 나는 기술을 단순화하며 그 과정에서 생기는 복잡함을 풀어내고, 많은 이용자에게 편리함을 주는 일을 목표로 해보려 한다. 이용자는 사용자도, 사내 관계자도 될 수 있겠다. 팀의 개선에 대한 감사가 나의 자부심으로 이어졌는데, 이제는 반경을 더 키워서 이용자의 편리함까지 나의 자부심으로 이어지는 일을 목표로 해보려 한다.
26년의 목표
25년을 회고하는 이유를 꼽자면 26년을 기대하기 위해서라고 생각한다. 25년을 어떻게 채웠는지 고찰하며 26년은 어떤 것으로 채워볼지 설렘을 느꼈다.
개발: 성과는 안 나오지만 낭만 채우는 일 해보기
15년 전쯤 현 회사에서 만든 압축 형식이 있다. 해당 압축 라이브러리가 C++로 구현됐고, 이 기능을 웹 서비스화하기 위해 PoC를 경험했다. JNI를 사용하고 10년 전 레드햇 계열 리눅스 버전을 활용해 서버에 띄우긴 했지만, 보안 문제 등을 고려해 실제 운영까지 이루어지지 않았다. 한 명의 사용자에게라도 편리함을 주고 싶었는데, 이번에 AI를 활용해 코틀린으로 변환하며 다시 도전해보고 싶다.
개발: AI와 친해지기
AI 엔지니어링 방식 도입으로 단기적인 생산성은 높아지지만, 장기적인 소프트웨어 생명 주기를 위협하는 상황을 종종 마주쳤다. 상상하지 못했던 다양한 방식으로 제품이 창조될 것이고, 창조된 제품을 어떻게 관리할지가 26년의 화두라고 생각했다. 그에 맞게 공부를 해보려 한다.
- 26년 1/4 분기 LLM 만들기 스터디에 참여했다. AI에 대한 원천 기술을 학습해보고
- 26년 1/4 분기 n8n을 활용해 장애 리포팅 자동화 기능을 운영에 적용해볼 예정이다.
비개발: 다리 부담이 적은 운동이 필요하다
4개월간 하루도 빠짐없이 뛰다 보니 다리에 부담이 됐다. 족저근막염으로 인한 통증이 점점 잦아졌다. 무릎과 발에 부담이 적은 운동과 병행하면서 운동을 이어가려 한다.
- 수영 배우기
- 웨이트 하기
- 러닝 규칙적으로 하기





